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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도은이는 남에게 나서기를 싫어하고, 자기 이름이 알려 지는 것을 부끄러워 했습니다. 아마도 지금 아빠가 이렇게 자기 이름을 인터넷에 올린다는 것을 알면 난리가 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도은이는 하늘 나라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5월 25일(화) 저녁, 안양 평촌 범계 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딸아이(정도은)는 그날도 평소와 같이 학교를 마치고 왔고 1달 정도 미루어 온 치과 교정을 하러 혼자 보냈습니다. 평소 가던 범계역 근처 “서울 물방울 치과” 에 가서 치료를 받고와서, “엄마 이번에 선생님이 마지막이래. 근데 너무세고 이상하게 턱이 아파.” 라고 하소연을 했지만 으례 치과 치료는 그와 같겠지 하고 넘어 갔습니다. 아침에 학교에 보낼려고 했는데 아이가 못 일어나고 자꾸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했지만 학교를 보냈습니다. 점심시간 쯤 핸드폰 메세지에 “나도은인데 교정때문에 머리도아프고 배도아파”라는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그 다음날 내과를 갔고, 감기라고 해서 약을 먹었지만 자꾸 구토를 하고 그날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쓰러져서 잠만 잤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오후3시경, 아이는 경련을 일으키고 눈동자가 풀리기에 평촌 한림대학교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바로 옮겨 졌습니다. 여러가지 검사를 했는데 뇌에 바이러가 침투해서 간뇌를 비롯한 뇌의 많은 부분이 손상된 상태라고 했습니다. 치료를 했지만, 그날 병원으로 실려간 이후로 저의 딸아이는 한 번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채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와 여러가지 보조 장치로 생명을 연장했지만, 6월 16일 새벽 5시 46분에 심장이 멈쳤습니다. 장례후 사랑하는 딸아이가 한줌의 재로 돌아오고 사망진단서에 “급성 뇌척수염”이라고 달랑 씌여진 종이 한 장에 모든 것을 묻을 수는 없다고 판단해서 진료를 한 “물방울 치과” 에게 치과 교정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우리아이의 사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 책임소재를 물었지만, 정상적인 진료만 했고, 절대 치과 치료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어떠한 책임도 질 수 없고 모든 것은 법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평소 발랄하고 건강한 도은이의 장례식에 모든 반친구들이 왔고, 몇 일 전까지도 같이 공부를 하던 친구의 죽음에 의아해하고 망연자실해 했습니다.

15세 꽃다운 나이의 사랑하는 딸을 잃은 부모의 마음. 천갈래 만갈애 찢어지고, 산산히 부수어 진 우리 가정의 모든 희망과 화목. 사업상 여러가지 손해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아직도 우리가족은 몸서리 치고 있지만, 정작 의료사고를 가족 본인이 증명해야만 하는 작금의 한국의 현실과 의사의 배짱과 무성의한 답변은 도은이와 우리가족을 또 한번 죽음과도 같은 고통으로 몰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저와 같은 고통이 없기를 바라며, 곁에 있는 자녀에 대한 고마움을 아시고 많이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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